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한국경제의 대응방안

Ⅰ. 서론

본 연구는 최근 국제정세의 불확실성 증대와 코로나19 팬데믹,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인한 글로벌 공급망의 구조적 변화를 분석하고, 한국경제의 대응방안을 모색하고자 한다. 특히 글로벌 가치사슬(GVC) 재편과 리쇼어링, 프렌드쇼어링 등 새로운 현상에 주목하여 산업별 영향과 정책과제를 도출하였다.

2023-2025년 세계 무역구조는 효율성 중심에서 안전성과 회복력 중심으로 변화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은 공급망 다변화와 지역화를 통해 위험을 분산하는 전략을 채택하고 있으며, 특히 '차이나+1' 전략을 통한 생산기지 다변화가 확대되고 있다.

Ⅱ. 주요 산업별 영향 분석

1. 반도체 산업

반도체는 공급망 재편의 핵심 산업으로, 미국(CHIPS and Science Act), 일본(경제안전보장추진법), EU(European Chips Act) 등 주요국들이 자국 내 생산역량 강화와 공급망 안정화를 위한 대규모 지원책을 시행하고 있다. 한국은 메모리 반도체에서 세계적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으나, 미국의 대중 수출규제 강화와 기술동맹 구축으로 인해 산업 전략 재정립이 필요한 상황이다.

2. 이차전지 및 자동차 산업

전기차 보급 확대와 함께 이차전지 및 자동차산업의 가치사슬이 급변하고 있다. 특히 리튬, 니켈, 코발트 등 핵심 원자재의 안정적 확보가 국가 경쟁력의 관건으로 부상하였다. 주요국들은 IRA, EU 배터리 규제 등을 통해 자국 내 공급망 구축을 지원하고 있으며, 한국은 원자재 자주권 확보와 기술 경쟁력 강화가 시급한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3. 첨단 소재 및 장비 산업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첨단산업의 핵심 소재·장비 분야에서 공급망 안정성 확보가 중요한 과제로 부상하였다.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 이후 국산화 노력이 진행되고 있으나, 여전히 핵심 품목의 대외의존도가 높은 상황이다. 국가 차원의 R&D 투자 확대와 산업 생태계 강화를 통해 기술 자립도를 제고할 필요가 있다.

Ⅲ. 한국기업의 대응현황 및 과제

한국기업들은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대응하여 다음과 같은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 공급망 다변화: 핵심 부품 및 원자재 공급처를 다양화하여 특정 국가 의존도를 완화
• 생산기지 다변화: 베트남, 인도, 멕시코 등으로 생산기지를 확대하여 지정학적 리스크를 분산
• R&D 투자 확대: 핵심기술 자립화를 위한 연구개발 투자 확대
• 전략적 제휴 및 인수합병: 핵심 기술 및 원자재 확보를 위한 글로벌 협력 강화
• 디지털 전환 가속화: 스마트공장 도입 등을 통한 생산효율성 제고 및 공급망 가시성 향상

다만, 중소기업의 경우 자원과 정보의 제약으로 인해 공급망 재편 대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대-중소기업 간 협력 강화와 정부의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

Ⅳ. 정책 시사점

1. 국가 차원의 공급망 안보 전략 수립

주요 산업별 공급망 취약성을 분석하고, 전략물자에 대한 국가 차원의 공급망 안보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특히 핵심 원자재 및 부품에 대한 비축제도 강화, 국제 협력 네트워크 구축 등을 통해 공급망 안정성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

2. 산업 생태계 강화 및 기술 자립화 지원

핵심 산업의 생태계 강화를 위한 R&D 투자 확대와 규제 개선이 필요하다. 특히 대-중소기업 간 상생협력을 통한 산업 생태계 강화, 첨단 분야 인력양성, 기술 자립화를 위한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

3. 통상전략 재정립 및 국제협력 강화

주요국의 산업정책과 통상환경 변화에 대응한 종합적 통상전략 재정립이 필요하다. 특히 FTA 네트워크 고도화, 다자간 협력체계 강화 등을 통해 안정적 공급망 구축을 위한 국제협력을 강화해야 한다.

4. 기업의 공급망 관리 역량 강화 지원

기업, 특히 중소기업의 공급망 관리 역량 강화를 위한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 디지털 전환 지원, 해외시장 진출 지원, 공급망 가시성 향상을 위한 플랫폼 구축 등을 통해 기업의 대응 역량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

Ⅴ. 결론

글로벌 공급망 재편은 한국경제에 위기인 동시에 새로운 기회이다. 이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기업의 유기적 협력을 통한 종합적 대응이 필요하다. 특히 첨단 기술 분야의 경쟁력 강화, 핵심 원자재 및 부품의 안정적 확보, 국제 협력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글로벌 공급망 재편의 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나가야 할 것이다.